[PS5] 귀무자 – Way of the Sword

올해 캡콤이 내놓은 바이오하자드 레퀴엠과 프래그마타도 좋았지만
오래된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기대작은 아마 이 귀무자: Way of the Sword였을 것 같다.

사실상 더 이상의 신작이 나오지 않는 오래된 IP가 되었는데
리메이크 열풍을 타고 20년 만에 새로운 신작으로 출시되었다.
영등포 하숙집에서 플스 2로 귀무자 2편을 플레이하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무려 2003년이었으니 정말 오랜만에 귀무자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그 옛날 귀무자를 재미있게 하긴 했지만 팬까지는 아니고 개인적으론 사무라이들이 주인공인
일본 전국 시대라든지, 그 외 군국주의 색채가 짙은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일본색 짙은 콘텐츠를 경계하는 편이라 이 새로운 신작에 대해서도 호감이 그리 크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게임은 상당히 뛰어난 한 편의 액션 드라마였다.

일본 검객 중에서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미야모토 무사시가 주인공인 것도 그렇겠지만
인물들의 표정이나 몸동작이 매우 드라마틱해서 연출을 볼 때마다
뛰어난 시대극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캐릭터의 대사가 나오는 장면은
감정 묘사가 매우 뛰어나고, 연출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멋스럽다.
검을 칼집에 넣는 자세 하나도 감탄이 나온다.
앞서 나온 바이오하자드 레퀴엠과 프래그마타도 그렇던데 요즘 캡콤의 어드벤처는
연출과 시나리오가 점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전투는 내가 자신 없어 하는 패링 공방이 메인이지만 복잡한 스킬이나 많은 빌드업 대신
적의 공격을 받아내고 되치는 타이밍에만 신경 쓸 수 있게끔 해놓았다.
이 타이밍의 정점에는 일섬 공격이 있는데 일섬이든 그냥 흘리기든 간에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느낌이 매우 기분 좋고 연출 모션도 액션 게임의 명가답게
매우 자연스럽고 멋스럽다. 동양식 검을 가지고 공방을 하는 게임 중에
이렇게 긴장되면서도 폼나게 싸울 수 있는 게임은 없었던 듯하다.

적의 공격을 받아내고 되치는 것이 기본이자 전부다 보니
캐릭터를 성장시킨다고 해서 보스전이 수월해지지 않는다.
게다가 기본 난이도인 ‘검극’의 보스전은 웬만한 액션 게임들보다 훨씬 어려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피로도를 불러일으키는 요소이기도 한데 다행히 낮은 난이도인 활극이나
적의 공격을 미리 버튼으로 확인해 주는 액션 보조 같은 기능도 있다.
나는 이 액션 보조 기능을 어려운 보스전의 패턴 분석을 위한 학습용으로 썼는데
그래도 보스전이 어렵다면 난이도를 활극으로 내리고 디폴트인 액션 보조를 끄면
최소한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은 여타 캡콤의 액션 어드벤처처럼 일직선으로 쭉 진행하게 되지만 콘텐츠 분량을
늘리기 위해 사이드 퀘스트가 추가되어 있다. 퍼즐을 푸는 니조 잔혹 괴담, 고려견을 찾은 후
괴담을 읽어 볼 수 있는 요소는 좋았지만 대부분은 억지로 끼워 넣은 느낌이 강하다.
이런 것보단 게임 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서브 퀘스트가 좋았을 듯한데.
그러고 보니 프래그마타도 메인 스토리가 짧고 서브 콘텐츠는 부실한 느낌이 동일했다.
캡콤이 굳이 유비식의 잡스러운 퀘스트로 게임 분량을 늘리는 타이틀을 만들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나올 게임들을 스테디셀러로 만들려면 볼륨과 서브 콘텐츠의
질에 대해서는 슬슬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게임은 그 액션만으로도 꼭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플래티넘 게임즈의 액션이 매우 수려함을 자랑한다면 이 캡콤의 새로운 신작은
정적이면서도 타이밍을 맞추는 쾌감이 확실한 액션이다.
무엇보다 나 같은 액션치도 충분히 긴장감 있게 즐길 수 있었다.
1회차 플레이 타임 40시간, 귀살 난이도를 해 볼까 싶었지만
이번 달에 즐길 게임이 워낙 많이 나와서 일단 플레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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