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북 프로 16 M5 Pro
맥북 프로 16 모델이 도착해서 한 달째 써보고 있다.
씽크패드 X9 15도 잘 사용하고 있었고 제품 빌드도 마음에 들었지만
윈도 11이 갈수록 정나미가 떨어져 이제 실리콘 맥을 써보자 싶었다.
작년에 새 노트북을 고를 때 맥북 프로와 씽크패드 P1이 1순위 후보였고
그러다 X9 15를 골랐었는데 결국은 1년 만에 다시 맥북을 사버렸네.
내 기억에 맥북이 위시리스트에 올라왔던 게 2015년 맥프레 13인치였던 것 같은데
그때도 결국 호환 편의성을 고려해 윈도 노트북을 샀었다.
이제는 윈도에서만 돌아가는 작업은 데스크톱으로 하면 되니까 서브용으로 가지고 놀
노트북은 굳이 윈도를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생겼다.
맥북의 상징과도 같은 실버 색상은 오래전부터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어두운 색상이 무척 마음에 든다.
사양은 M5 Pro 16 – 램 24GB, SSD 1TB 기본형.
마침 1TB 용량을 원했는데 알아서 용량이 올라갔다. 당연히 가격도..
이 맥북으로 대단한 작업을 할 건 아니고 그냥 ‘가지고 놀’ 용도이기 때문에 기본이면 된다.
오픈소스 LLM인 구글 젬마를 이걸로 돌려볼까 싶어서 48GB 램 옵션도 생각해봤는데
역시 로컬 AI는 데스크톱으로나 돌리고 이건 확실히 노는 용도로 쓰자 싶어서 패스.
아니..맥북 프로를 가지고 콘텐츠 소비용으로 쓴다는 것도 돈지랄이긴 하다.
그런 용도로 쓰라고 맥북 에어가 있고 나도 MBA 15 모델을 고려해봤지만
사용 중인 아이패드 프로 M4도 X9 15도 전부 고품질의 OLED 액정이라
최소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는 돼야 눈이 만족할 듯했다.
그리고 스피커도 포트 편의성도 차이가 큰 편이고.
16인치 모델이라 무게가 2KG라서 아주 묵직하다.
16인치를 선택한 대단한 이유는 없다. 그냥 노안 때문에 작은 액정이 불편해서일 뿐.
음. 노트북 자체를 덜 보는 게 눈 건강에 나으려나?
맥북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겐 별 감흥이 없겠지만 난 처음이라 그런지
빌드 마감이 참 각별하게 느껴진다. 유니바디 섀시는 내가 사용하는 오디오 제품에서
이미 경험중이지만 무척 탄탄하다. 얇게 보이기 위해 섀시 여기저기를 깍아내지 않고
일정한 두께로 평평한 것도 마음에 든다.
썬더볼트를 겸하는 USB-C 포트가 좌우에 있는 것도 좋고 요즘은 보기 힘든
풀사이즈 SD 카드 슬롯이 붙어있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을 찍고 메모리카드를 뽑아서 바로 확인하는 단순한 과정이 매우 편했다.
맥세이프 충전 기능은 자석식 탈부착 때문에 편리하긴 한데 난 집에서 우측 방향 충전이 필요한지라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했다. (아트뮤 240W LED 디스플레이 우븐 USB-C 케이블)
16인치 모델에 들어있는 커다란 140W 고속 충전기.
순정 충전기가 접지도 안 되고 번들 맥세이프 케이블 2M로는 짧아서 충전기도 따로 샀다.
이놈의 애플 제품은 뭘 자꾸 따로 사줘야 하냐..
어차피 본가 갈 때 쓸 용도로 하나 있긴 해야 해서 35W 저속 충전부터
140W 고속 충전까지 되는 멀티 충전기로 구입.
(아트뮤 GN310 – USB PD3.1 240W PPS GaN 충전기)
공홈에서 샀으니까 2주 안에 묻지마 환불이 된다. 맥북에 크게 환상이 있는 건 아니다 보니
1주일 정도 사용해보면서 구매 확정을 할지 말지 정하기로 했다.
하마터면 환불할 뻔했던 이유 중 하나인 키보드.
제법 오랫동안 씽크패드만 주욱 써와서 그런지 정말 허접하게 느껴졌다.
키감이 얕은 건 둘째치고 타이핑을 하면 바닥을 치면서 텅텅거리는 느낌이 들어 씽크패드 X9과
번갈아 쓸 때마다 엄청나게 현타가 왔다. (X9조차도 정통 씽크패드 취급을 못 받는다.
하지만 울트라북 중에서 매우 탄력있는 키감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됐는데 그래도 노트북을 단단한 바닥이 아닌 무릎 위에 올려놓고
타이핑을 하면 여전히 텅텅거리는 느낌이 난다. 하지만 내 첫인상이 불호인 거고 아마 맥북 키보드에
익숙한 사람은 편하게 느끼겠다는 생각도 든다. 키 트래블이 얕지만 반발력은 또렷한 편이고
매우 스무스하게 타이핑을 하게 되는데 아마 이걸 선호하는 사람도 꽤 될 듯하다.
생각보다 적응은 빨리했다. 커맨드를 사용하는 키보드도 생각만큼 헷갈리진 않았고.
다만 맥의 파인더만큼은 꽤 불편했고 그외 NAS 연결이 내 생각만큼 편리하지 않아서 애먹었다.
WebDAV는 윈도보다 쓸 만한데 집에서 로컬 Smb로 연결해서 대용량의 사진을 볼 때는
매우 답답했다. 보안+미리보기 색인 때문인지 사진 몇 천 장이 있는 폴더는
먹통이 되기도 하고 폴더 개개별을 마운트시켜야 하는 것도 불편했다.
이것 때문에 며칠을 씨름했는데 결론은 윈도에서 Smb 사용하는 것보단 불편하다는 걸
인지하는 수밖에 없는 듯. 그래도 Forklift 듀얼 파인더 프로그램을 쓰니까 한결 편했다.
(Forklift는 비싸지 않아서 영구 유료 결제.)
그외에는 장점이 많다.
OLED는 아니지만 이 미니 LED는 여전히 최고급 디스플레이고
맥OS는 컬러 매니지먼트가 좋아서 더 이상 컬러 프로파일에 신경 쓰지 않고
사진, 이미지를 확인할수 있어서 너무 좋다. 문서 작업을 오래 할 때
트루톤을 켜두고 하면 눈이 좀 덜 피로한 것도 장점이다.
(OLED가 아니라서 확실히 영상 감상에서는 색상의 생동감이 살짝 아쉽다.)
16인치라 널찍한 화면에 스피커는 예상하던 것보다도 훨씬 좋고 배터리 오래가고
폼팩터가 넉넉해서 그런가 미세한 팬 도는 소리도 없다.
키보드도 내 기준에 허접하다고 했지 장시간 타이핑에는 편한 부분도 있고
포스 터치 패드의 햅틱은 역시나 명불허전.
하드한 작업 안 하는 내 기준에서 윈도보다 OS도 상당히 깔끔한 느낌인데
새 아키텍처라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실리콘 맥은 처음이지만 사실 맥OS 자체는 처음은 아니다. 2000년 봄
제대한 후 샀던 내 첫 데스크톱이 파워맥 G4였고 그때 Mac OS 9를 쓰긴 했지.)
그리고 아이폰에 아이패드에 에어팟까지 쓰고 있다 보니 맥북과의 연동성이 좋다.
에어팟 하나만 봐도 윈도 블루투스에 연결할 때는 빠릿하지 않아서 답답한데
맥북 연결은 당연하게도 매우 빠르고 정확하다.
어쨌든 2주간의 체험판 기간이 끝난 후 맥북은 남겨두고 X9 15는 방출하기로 결정.
매물이 적은데 의외로 찾는 사람이 있는지 좋은 가격에 빠르게 팔렸다.
확실히 15인치 윈도 노트북 중에선 프리미엄 감각이 있는 좋은 노트북이다.
원래 애플 제품 사면서 애플케어 플러스는 쳐다도 보지 않았지만
이번 맥북은 출근하면서 계속 가지고 다니는지라 애플케어 플러스를 최근에 추가했다.
그런데 꼭 이걸 추가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 그러더라고..
아무튼 큰맘 먹고 지른 건데 아이폰처럼 오래오래 쓰길 바라고 있다.
못해도 전에 쓰던 씽크패드 X1C 6세대처럼 7-8년은 써야지.
여담 – 집에 데스크톱과 병행해서 사용하다 보니 단축키가 헷갈리기는 한다.
그래도 조금씩 다른 배열의 키보드를 번갈아 쓰면 뇌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뇌피셜을 돌리고 있는 중.
















